태백산맥 속의 상원산 살펴보자.
한반도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주축이 되는 고산준봉들이 무수히 버티고 선 강원도 산골 중에서도 오지에 위치한 산이 바로 상원산이다. 이름도 낯설겠지만 정상에서 남쪽 능선 아래 옥으로 갑옷을 두른 듯하다는 옥갑 산봉을 끼고, 그 위에 우뚝 솟아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상석을 차지하고 있기에 상원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편 정상에서 남쪽으로 4km쯤 떨어진 옥갑산봉은 예전에 이 산에서 무예를 닦던 옥갑 장군이 당시 입었던 갑옷을 산속에 숨겨 두었다는 전설이 있고, 그 아래 옥갑사가 산 중턱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또 산행의 기점인 구절리란 이름은 구절양장에서 비롯된 말로서 북쪽에 발왕산과 고루포기산이 바로 오른쪽에는 다락산과 동쪽으로 노추산과 사달산이 남쪽에 가리왕산 연릉이 각각 굽이치며 온 계류가 모여 송천을 이루고, 이 곳 산세의 미묘함 때문에 굽이굽이 돌고 돌며 나가는데 구절양장을 방불케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렇듯 주변의 산수가 아름답지만 구절리 일대에 탄광촌이 발달되어 환경을 크게 저해하고 오염된 시커먼 하천이 흉측하기까지 하였으나 최근에 거의 폐광이 되어 버려 하천은 차츰 되살아나고 있는 느낌이다. 반면 버려진 탄광시설과 폐가 등이 한층 흉측스럽고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허나 이쯤의 덩치와 고산으로 심산의 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산도 드물어 찾아볼 만한 산이기도 하다.
산행 가이드
산의 규모가 크고 높은 데다가 찾는 이가 드물어 길 찾기가 어려운 게 단점이다. 그러므로 산행 전에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코스 개요를 숙지한 뒤 산행을 하는 게 필수적이다. 일단 정상에 올라가면 전망이 좋아서 하산 코스를 확인하기에는 쉽기도 하다. 충분한 시간을 잡고 산행하는 게 좋겠다.
제1코스 구역(22km 7시간 10분 코스)
구절리역에서 여량 방향으로 차도를 따라 나가는 길은 송천을 끼고 맑고 풍부한 계류가 보기만 해도 시원해 멋진 계곡의 풍치를 보면서 나가게 되어 지루하지 않다. 차량 통행은 극히 드물어 보행에 지장이 없다. 하장평에서 다리를 건너 송천을 뒤로하고 서북쪽으로 난 비포장 길로 올라가게 된다.
전주가 늘어서 있는 차도를 따라 20분쯤 전진하면 유천초등학교가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서 이제부터는 계류를 왼쪽으로 끼고 계속 올라가면 된다. 이따금씩 민가가 띌 뿐 한적한 길 좌우로는 상원산과 다락산의 가파른 능선이 치올라간 계속 사이로 나가게 되는데, 제법 수량이 풍부한 계류가 어찌나 맑은지 깨끗한 계곡이 돋보인다.
한 시간쯤 걸으면 10여 호가 넘는 큰 마을이 나타나는데 여기가 바로 상자 개 마을이고 마을이 끝날 때쯤 오른쪽 위로 구절초등학교 자개 분교가 나타난다. 갈림길에서 왼쪽 아래 다리를 건너 들어가게 된다. 폭 2m 남짓한 농로를 따라 15분 정도 들어가면 토종벌통 집을 지나서 길 건너편에 빈집 한 채가 보이고 다시 10분 올라가면 계곡이 갈라지는 분기점이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 계곡길로 들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