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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이야기

억새로 유명한 월출산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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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로 유명한 월출산은 어떨까?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소백산맥이 반도의 서남쪽으로 달려 내려가다가 그 끝머리에 불쑥 산맥을 솟아 올려놓은 산이다. 또한 호남정맥의 중간쯤인 웅치의 서쪽으로 새끼 친 땅끝 지맥이 활성산을 넘어 치재로 떨어졌다가 불티재에서 다시 한번 솟구친 산이 바로 월출산이다. 

전라 평야의 영산강을 앞에 두고 무안반도와 목포시를 바라보며 정상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시루봉 주지봉 죽순봉 등 기기묘묘하고 늠름한 기암괴석이 마치 창검을 늘어 세운 듯 그 장대한 기상이 위압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일컬어져 왔으며 신라 백제 때에는 월내산 고려 때는 월 생산이라 했다가 조선조에 들어와 월출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남원의 지리산, 장흥의 천관산, 부안의 능가산, 정읍의 내장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손꼽히고 있다. 고산 윤선도도 월출산의 아름다움에 노래를 읊었다. 신중식 곡 중에 월출산이 높더니마는 미운 것이 안개로다. 천황 제일봉은 일시에 가려 버렸구나, 두어라 해가 퍼진 뒤면 안개 아니 걷히랴고 하였고, 이외에도 월출산을 두고 시를 쓴 사람은 고려 명종 때의 문인 김극기를 비롯하여 점필제, 김종직 등 예로부터 가히 명산으로서 추앙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실상 월출산은 산아래 사방 어디서 보거나 그 기묘하고 빼어난 모습은 보는 이를 압도하고 한없이 이어진 억새 밭 능선길에 올라 구정봉과 정상인 천황봉을 바라볼 때엔 신비감 마저 느낀다. 특히 이름 그대로 달 밝은 밤에 월출산에 올라 달빛에 비친 기암 괴봉의 위용을 바라보는 멋이며, 막 떠오르는 달을 암봉 사이로 바라보는 광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두고두고 가슴속에 아로새겨지는 추억의 장이 도기도 한데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보에 보름달이 뜬다."는 영암아리랑 노랫말이 실감 나게 한다. 

3월쯤 동백꽃이 잔설 속에 새빨갛게 피어 모습을 드러낼 때의 정경도 빼놓을 수 없는 광경이다. 시루봉과 매봉을 잇는 높이 120m위에 건설된 길이 52m의 구름다리도 이곳의 명물이고, 바람폭포와 칠치폭포를 비롯 도갑사 무위사 천황사 마애여래좌상 등 많은 유적과 명소가 있어 찾는 이가 끊이지 않는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면적이 41.88평방 km로 국립공원 중 면적이 가장 작으나 오밀조밀 짜임새 있는 규모가 돋보이는 산이다. 산 서쪽 아래 구림리는 백제 왕인박사와 도선국사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산행 가이드

산행기점은 크게 도갑사, 금릉 경포대, 천황사, 영암읍, 이렇게 4군데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멀리서 모처럼 찾아 온 경우에는 대개 천황사와 도갑사를 잇는 능선 종주코스를 시도하게 되고, 이 코스를 여러 번 다녀본 뒤에야 다른 코스를 계획하게 되므로, 전자의 종주 코스 외에는 비교적 사람이 드물다. 바로 이 점을 이용해 코스를 다양하게 구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천황봉 정상 일대는 암벽이 가팔라서 눈비가 올 때에는 위험하고 이곳에 가스가 잘 끼어 방향을 찾기 어려울 때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제1코스(10km, 5시간)

영암에서 월출산을 바짝 끼고 4km쯤 남쪽으로 나가다가 천황사 입구 표지를 보고 차를 멈춰 오른쪽 계곡을 향해 역시 큰길을 따라 매표소를 지나 계속 올라가게 되면 약 30분 정도만에 천황사 앞에 이르게 된다. 규모도 보잘것없고 낡은 절이지만 절 뒤에서 마냥 솟는 샘물은 그 차디찬 맛이 정말 끝내준다. 

절 오른쪽 아래로 내려서면 슬래브의 암반이 길게 작은 폭포를 이루면서 계곡 양쪽 능선에 갖가지 모양으로 불쑥불쑥 솟아오른 암봉과 기암 절벽이 초입에서부터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오른쪽으로 마치 빌딩 아래를 지나가듯 암벽을 올려다보며 마냥 올라가는 계곡길을 따라 15분 정도만에 돌밭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광암 터 능선으로 올라서야 다소 돌아가는 것 같지만 제코스로 들어서는 것이다. 

가파른 능선길에 올라서면 계곡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이는 대신에 정상인 듯한 뾰족한 암보이 바로 앞을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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