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다녀오기 좋은 점봉산
백두대간과 태백산맥이 설악산에서 한계령을 넘어 점봉산으로 이어져 나가면서 남설악이라 불리는 바와 같이 또 다른 산악 미를 갖추고 있다. 설악산 대청봉을 남북으로 마주 보면서 설악산국립공원의 일부로 남설악 지구를 이루고 있다. 한계령에서 북쪽이 설악산이고, 남쪽이 점봉산이다.
등벙산 또는 등붕산이라고도 불리는 산은 태백산맥의 중추를 이루며 오색약수와 이 산이 사실상 남설악 관광의 핵을 이루고 있다. 특히 12담구곡으로 일컬어지는 계곡은 일명 주전골이라고도 하는데 이곳은 예전에 무법자들이 이 골짜기 안에 숨어서 몰래 주전을 만들다 적발되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그만큼 계곡이 깊고 험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주전골 좌우로는 갖가지 모양의 기암 괴봉 원시림 탕 소와 폭포가 탄금대 촛대바위 미륵암 선녀탕 용소폭포를 이루며 계곡 양쪽으로 펼쳐지는 기암절벽과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한계령에서 바라보는 만물상의 신비로운 모습이며 주전골 입구에서 오색약수터에 이르는 일대의 경관은 남설악을 대표하는 절경이다. 정상 부근에는 주목이 볼만하고 곰취 군락과 얼레지가 줄을 잇고 있어 고산다운 면모를 더한다.
산골짜기에는 수백 년은 되었을 전나무가 곳곳에 군락을 이루기도 하고, 이곳이 한반도 자생식물의 남북방한계선이면서 반도의 약 20%에 해당하는 854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어 유네스코에서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능선 가득한 산죽 군락도 일품이다.
일찍이 오색약수와 온천으로 인하여 더 유명해진 산이다. 가을처러 단풍은 유난히 붉고 화려한데다 주전골의 절경에 어우러지며 신비감을 더해준다. 어느 때 찾아도 좋은 곳이기도 하다.
점봉산 산행 가이드
산이 높고 큰데 비하여 산행코스는 다소 단조로운 편이다. 그것은 산행의 기점이 모두 정상의 북쪽 방향인 한계령과 오색을 잇는 차도 변에서 시작되었는데 이쪽 일대가 대부분 무시무시한 절벽을 이루고 있어 개발이 어려운 데다가 교통편이 맞아야 되기 때문이다. 눈비가 올 때엔 주전골 코스는 삼가야 하고 겨울철에 등산하려면 아이젠과 보조 로프를 지참해야 한다.
제1코스 <9.8km, 4시간 20분>
한계령 마루턱에서 차도를 따라 동쪽으로 200m쯤 내려가다가 오른쪽 갈림길로 접어들어 얼마 안 가면 언덕바지가 나타나는데 왼쪽 능선으로 들어서야 한다. 처음부터 가파른 능선길 위로 암봉이 가로막고 있으며 싸리나무와 향나무가 많은 불규칙한 암릉길로 접어들어 20분쯤만에 첫 번째 암봉에 이른다. 이때부터 바윗길은 좀 더 미묘한 코스로 변하여 손을 잡아주거나 앞뒤에서 서로 봐주면서 가다 보면 대략 1시간 정도면 980봉에 이른다.
다시 얼레지가 떼지어 깔려있는 지대를 지나 진달래, 철쭉이 들어찬 바위 사이를 오르내리다가 아주 불안한 암벽지대를 내려가게 된다. 한차례 내려갔다 올라선 곳이 1140봉으로 어림되는데 능선을 따라 남동쪽으로 전진하기 약 20분쯤 뒤에는 참나무로 덮인 1157봉에 이른다.
다시 내림 길로 접어들어 급경사를 내려가면 펑퍼짐한 삼거리 안부에 내려서고 한 키가 넘는 조릿대와 잡목들로 온통 덮여 있어 앞사람이 잘 안 보일 정도다. 여기서 왼쪽으로 급경사를 30분쯤 내려가면 계곡 아래로 내려서고 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하더니 돌밭 길을 내려가게 되고 높이 5m쯤 되는 첫 번째 폭포가 나타난다. 그 옆으로 높다란 전나무가 서있어 볼 만하다. 폭포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실 폭포를 연상케 하더니 5분도 채 못 가서 2단, 3단, 연속으로 떨어지는 두 번째의 폭포가 요란스럽고, 그 아래는 소를 이루어 아름답다.
점봉산 계류를 바짝 끼고 내려가게 되는데 전나무와 단풍나무가 울창하고 20여 분쯤 내려갔을때는 그 유명한 만물상이 괴상한 모양의 바위들을 가득이고 금시 떨어져 내릴 듯하다. 계곡 좌우로 암벽을 이룬 위에 기암 괴봉이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발길을 잡는다. 만물상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부터는 길이 잘 나 있고 안내표지도 많이 나붙어 있어 도움이 된다. 한동안 내려가면 바위가 S자형의 칼을 세워놓은 바위 절벽을 이룬 옆으로 긴 폭포가 떨어지고 있다. 이 바위 절벽의 오른쪽으로 매끄러운 바위를 내려가야 하는데 철다리를 가설해 놓아서 도움이 된다. 이 바위는 기름 바위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을 내려서면 안내판에 주전 폭포라고 쓰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