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사찰에 가려진 숨은 보석 조계산.
호남정맥이 백운산에서 서북으로 뻗어 올라가며 순천에 이르러 오성산에서 접치로 떨어졌다가 일어서며 조계산을 일구고 고동산으로 이어져 나가게 되는데, 조계산은 그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 정상에서 동과 서로 가지 친 능선의 길이만도 각각 거의 10km에 이르러 그 규모가 만만치 않다. 조계산은 조계천 계곡을 가운데 두고 낙동정맥을 축으로 하여 동서로 나란히 뻗어 내려간 능선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다.
본래는 동쪽의 산군을 조계산이라 하여 그 주봉을 장군봉이라 불렀고, 서쪽은 송광산이라 하여 그 정상을 연산봉이라 했다. 장군봉 아래 동쪽으로 선암사가 있고, 연산봉 아래 서쪽에는 전국 3대 사찰의 하나인 송광사가 각각 자리잡고 있다.
두 절이 너무나도 유명한 대 사찰이어서 관광 명소로 많은 인파가 끊일 새 없지만, 정작 산을 등산하려고 오는 사람은 드물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날로 찾는 이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유명 사찰이 들어선 산이 다 그렇듯 이산 역시 만만치 않은 산세와 수려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 만족한 산행과 더불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산이기도 하다. 봄철의 벚꽃이 대단하고 가을철의 단풍이 유명하다.
산행 가이드
명 사찰이 있으면 산세도 좋은법이다. 더욱이 봄철엔 절 입구에 줄지은 벚꽃과 동백, 자목련이 다투어 피어서 황홀한 지경이다. 산행은 송광사 쪽이건 선암사 쪽이건 상관이 없지만, 대개 송광사에서부터 시작하고 곳곳에 이정표가 있으므로 확인해 나가면 쉽게 접할 수 있다.
제1코스 <10.5km, 4시간 30분>
주차장에서 기념품상회들을 지나 송광사에 이르면 돌담을 끼고 동남쪽 계곡길이 잘 나있다. 얼마 안가 바위에서 떨어지는 계류가 폭포를 만들기도 하고, 소를 만들기도 하는데 워낙 수림이 울창하여 삼복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다. 20분쯤 올라가면 갈림길인데 왼쪽 계곡길은 연산봉으로 오르는 길이므로 그냥 직진해야 한다.
계속 올라가면 잔디밭이 좋은 마당재다. 내리막길로 바뀌면서 조계천 계곡 아래까지 내려갔다 급경사를 올라서면 굴목재 십자로 안부다. 여기서 왼쪽의 북릉길로 들어선다. 처음엔 완만하다가 차츰차츰 경사가 급해지면서 억새로 뒤덮인 능선길을 마냥 올라가면 우뚝한 선암을 지나 곧 정상에 이른다.
하산 길은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향로암 터를 지나 좀 더 오른쪽으로 꺾어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면 선암사 지붕을 내려다보며 계곡 아래로 내려서고, 잠시 후 절 앞에 이른다. 이 후로 임도 따라 주차장이 나온다.
제2코스 <9.3km, 3시간>
굴목재까지는 조계산 제1코스에서와 같다. 다만 굴목재에서 동쪽 계곡길을 향해 다소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선암사 앞에 이른다. 곳곳에 안내표지판이 있고 길이 잘 나 있기 때문에 관광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코스를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