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빛내는 산 중의 산이 바로 적상산 등산코스가 아닌가요?
적상산은 소백산맥이 추풍령에서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한번 솟구치면서 황악산과 민주지산을 일구고 이어서 덕유산으로 내달아 오르게 되는데, 이때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서 서북쪽으로 10km쯤 되는 곳에 한 자락 암산을 이루니 바로 이것이 적상산이다.
덕유산이 75년 2월 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될 때 함께 포함된 산이다. 사방이 깎아지른 암벽으로 이뤄지고 그 절벽 주변에 유난히도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서 가을철이면 마치 온 산이 빨간 옷을 입은 여인네의 치마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혹자는 바위 자체가 붉은 옷을 입은 듯 붉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고도 한다. 산에는 장도바위 장군바위 등 자연적 명소와 안국사 적상산성이 있고, 상부댐 적상호가 산 중턱에 만들어져 이채롭다. 이 산에는 단풍나무도 많은 편이지만 소나무도 많아 바위산에 잘 어울리고 적상산 주변에 있는 마을에는 어딜 가나 감나무가 많아서 가을철 주황색의 감이 잔뜩 달려 있는 광경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의 하나다.
이 산은 단풍 계절에 더욱 빛이 나는 산이어서 때맞추어 단풍 때 인파가 몰려들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져 있는 산이 아니다. 그중에도 한려대에 올라 바라보는 경관이 뛰어나고 안국사에서 내북 창리로 내려가는 계곡길이 언제나 호젓하고 수림으로 쌓인 분위기여서 그만이다.
산행 가이드
남북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중심으로 서쪽 서창리에서 시작하는 경우와 능선 북쪽 북창리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또 차도가 동과 서로 각각 나란히 통과하고 있어 산행도 이에 맞추어서 하게 된다. 암산이므로 제 코스가 아닌 길로 들면 예상외로 고전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제1코스 <10.3km, 4시간>
서창마을 입구에서 안내판에 이정표가 적힌 것을 확인하고 동쪽 계곡을 향해 큰길을 따라 들면 다리 세 개를 지날 때 오른쪽에 허름한 슬래브지붕을 한 당 터 안에 여성의 국부 모양의 바위가 있고 그 아래 남근석도 보인다. 이곳을 지나 얼마 안 가서 해묵은 느티나무 위로 감나무로 둘러싸인 서창 마을이 나타난다.
갈림길에 안국사 3.5km라 쓰여 있고 오른쪽 오솔길로 들어 나가다 돌다리를 건너서면 커다란 감나무 뒤로 거대한 암벽 치마바위가 보인다. 좀 더 올라가면 멋진 장송이 한 그루 나오고 점점 경사가 급해지면서 잔솔 지대를 지나 참나무 숲길로 들게 된다. 도중에 물 보급하기 십상인 계류를 건너가게 되고 여기서 15분쯤 올라가면 능선에 이른다. 북쪽으로 보이는 갈림길은 길왕리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지그재그 식으로 참나무 숲길을 따라 한동안 올라가게 되고 높이 20여 m의 암벽에 틈이 나 있는 이른바 장도바위에 이른다.
바위 왼쪽으로 잠시 올라가면 사적 제146호로 지정이 된 서문과 산성이 나타난다. 여기서 계속 동쪽으로 10분정도 올라가면 주능선 십자로 안부에 이르는데 사방으로 갈림길이어서 이정표가 요란하게 붙어 있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길로 들어 낙엽이 가득한 숲길을 따라 아주 완만하게 20분 정도 올라가면 정상인 깃대봉이 보인다.
적상산 등산코스의 하산길은 오던 길로 되돌아 내려와 사거리 안부에 이른 다음 곧장 북릉을 따라 나가며 올라가면 향로봉이다. 계속 북릉을 따라 나가다 만경대 밑으로 급경사의 암릉길을 통과해 전진하다가 심자로 안부인 오동재에 이르러 왼쪽 능선길로 꺾어 든다. 잠시 나가다 왼쪽 아래로 휘어지며 너덜지대를 지나 건너편 능선길로 올라붙어 계속 능선길 따라 길왕리에 이른다.